필리핀 촌캉스┃농경의 원형과 삶의 궤적을 잇는 여정
세계테마기행 – 1부. 한국 농부의 필리핀 촌캉스┃루손섬의 대자연과 공동체 문화, 치유의 기록
현대인이 갈망하는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필리핀 산촌과 어촌의 일상에서 발견하다
- 귀농 9년 차 농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필리핀 농경 문화의 정수와 고산 지대의 경이로운 풍광을 담아냅니다.
- 세계문화유산인 바나웨 계단식 논부터 팍상한 폭포까지 루손섬 구석구석의 숨은 비경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 단순한 관광을 넘어 현지인들과 함께 땀 흘리며 수확하고 나누는 품앗이 문화를 통해 진정한 상생을 고찰합니다.
- 전통 가옥 발루이에서의 하룻밤과 로컬 푸드가 선사하는 소박한 미식을 통해 촌캉스의 진수를 경험하게 합니다.
▌Travel Introduction
EBS 세계테마기행이 선보이는 이번 시리즈는 한국의 베테랑 농부가 필리핀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떠나는 특별한 촌캉스의 기록입니다. 삭막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흙과 물,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진 루손섬의 일상은 우리에게 잊고 있었던 삶의 속도를 되찾아줄 것입니다. 단순히 풍경을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현지의 농사법을 살피고 그들의 식탁에 마주 앉는 과정은 문화적 경계를 허무는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땅을 일궈온 출연자의 진정성 있는 태도는 필리핀 산악 민족의 고단하지만 단단한 삶과 맞물려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이번 여정의 무대인 루손섬은 필리핀의 심장부로 고산 지대의 서늘한 기후와 열대의 활력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벵게트의 구름 위 도로를 달리고 이푸가오의 거대한 계단식 논을 마주하는 순간은 인류가 자연에 적응해온 위대한 역사를 증명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라구나의 호수와 일로코스의 해안가에서 펼쳐지는 공동체 중심의 삶은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협력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여행이라는 형식을 빌려 인간이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농부 큐레이터 김경진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필리핀이라는 국가가 가진 의외의 면모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흔히 알려진 휴양지의 이미지 뒤에 숨겨진 척박한 산비탈의 농경지와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 매장 문화는 이 땅이 품은 역사의 깊이를 짐작하게 합니다. 특히 직접 수확한 공심채와 사탕수수로 차려진 소박한 밥상은 화려한 진미보다 더 값진 생명력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바캉스보다 뜨겁고 휴양보다 시원한 필리핀 촌캉스의 현장으로 들어가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Travel The Main Discourse
Travel Episode 1. 기본정보
- 기획 및 제작진: 김형순 CP가 기획을 맡았으며 아요디아의 신창민 감독이 연출하고 이지원 작가가 글과 구성을 담당하여 감각적인 영상미와 탄탄한 서사를 구축했습니다.
- 큐레이터 프로필: 귀농 9년 차 농부이자 피트니스 모델로 활동 중인 김경진 씨가 출연하여 농 전문가의 시각과 건강한 에너지를 동시에 전달하며 여정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 방송 일정 및 채널: 2026년 2월 16일 월요일부터 19일 목요일까지 매일 저녁 8시 40분 EBS1 채널을 통해 총 4부작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갑니다.
- 주요 여정지: 필리핀 루손섬 북부의 벵게트와 이푸가오를 시작으로 중부의 팡가시난, 라구아를 거쳐 북서부 일로코스 지역까지 필리핀의 다채로운 로컬 생태계를 탐방합니다.
Travel Episode 2. 푸른 지붕 아래 고산의 삶과 지혜
여정의 시작점인 할세마 하이웨이는 해발 2,255미터의 고도를 자랑하며 필리핀의 지붕이라 불리는 코르디예라산맥의 장엄함을 드러냅니다. 이곳에서 만난 이고로트족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돼지 피순대인 피누넥과 훈연 고기 에탁을 개발하는 등 독특한 저장 음식 문화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농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계단식 채소밭은 단순한 경작지가 아니라 산악 민족의 생존 의지가 투영된 예술 작품과도 같으며, 이는 기후와 지형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류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특히 카바얀의 매장 동굴에서 마주한 그들의 생사관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숙명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엄숙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푸가오주의 바나웨와 바타드에서 마주한 계단식 논은 현대 공학으로도 흉내 내기 힘든 농경 유산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만든 논둑을 다지는 현지인 라몬 씨의 일상은 수백 년 전 조상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는 전통의 계승이 곧 삶의 방식임을 시사합니다. 보그야 온천에서의 소박한 휴식과 전통 가옥 발루이에서의 하룻밤은 오지 마을이기에 가능한 진정한 비움을 선사합니다. 직접 탈곡한 쌀로 지은 밥과 토종닭 요리는 노동 뒤에 찾아오는 가장 정직한 보상이며, 그 한 끼에는 바타드 마을이 지켜온 인고의 시간과 정성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고산 지대의 서늘한 공기 속에서 이어지는 농부의 발걸음은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겸손한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길 위에서 만난 주민들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농사라는 공통분모로 소통하는 과정은 이번 촌캉스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를 관통합니다. 푸른 지붕 아래 펼쳐진 초록의 향연은 시청자들에게 시각적 해방감을 주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땅을 일구는 사람들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킵니다. 1부의 여정은 필리핀 북부 고산 지대가 단순한 오지가 아니라 생명과 전통이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임을 명확히 각인시키며 마무리됩니다.
Travel Episode 3. 물길 따라 만나는 일상의 풍요와 미식
팡가시난의 헌드레드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2부와 3부의 여정은 필리핀의 물 풍경이 가진 역동성과 생활 밀착형 문화를 조명합니다. 100여 개의 섬이 빚어내는 절경 속에서 즐기는 액티비티는 활력을 불어넣고, 이어지는 리살주의 공심채 수확은 필리핀 식탁의 뿌리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물 위에서 자라는 공심채를 직접 거두어 아도봉캉콩을 요리해 먹는 경험은 식재료가 산지에서 식탁으로 오르는 경이로운 연결 고리를 체험하게 합니다. 바틀락 폭포의 청량한 물소리와 라구나 베이의 광활한 수평선은 여행자에게 자연이 주는 가장 원초적인 위로를 건네며 체류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라구나주에서 만난 판단 잎과 카마얀 식사 문화는 필리핀인들이 자연을 활용하는 창의적이고 지혜로운 방식을 대변합니다. 판단 잎이 가방과 모자가 되고 달콤한 디저트인 부코판단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버릴 것 없는 자연의 선물을 인간이 어떻게 향유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폐선된 철로 위를 달리는 레일로드 트롤리와 대나무 뗏목 발사는 그 자체로 정겨운 풍경이 되며, 손으로 음식을 나누는 카마얀은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중요한 의례로 다가옵니다. 팍상한 폭포를 향해 역류하는 물길을 인간의 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도전은 자연에 대한 도전이자 동시에 순응하는 필리핀인의 기질을 상징합니다.
바탕가스의 화산 지형과 불라칸의 거대한 치차론, 그리고 팜팡가의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은 루손섬이 가진 미식과 축제의 정점을 찍습니다. 민물 정어리 타윌리스와 방우스 양식장에서의 체험은 지역 특색을 담은 식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전통 가마솥 카와 스파는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는 이색적인 재미를 제공합니다. 폭포 아래서 즐기는 라바신 폭포 레스토랑의 식사는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조화된 필리핀식 여유의 결정체입니다. 마지막으로 밤하늘을 수놓는 거대한 파롤의 빛은 이번 촌캉스를 통해 확인한 공동체의 협력과 희망이 응축된 상징적인 장면으로 긴 여운을 남깁니다.

▌Travel FAQ Section
Q: 이번 필리핀 촌캉스 여행에서 가장 강조되는 인문학적 가치는 무엇인가요?
A: 이번 여정의 핵심은 자연과 인간이 맺는 공생의 관계와 공동체 중심의 삶의 철학에 있습니다. 벵게트의 계단식 논이나 일로코스의 고기잡이 품앗이인 팍다닥리스는 개인의 이익보다 마을 전체의 생존과 화합을 우선시하는 필리핀 특유의 바야니한(Bayanihan) 정신을 투영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의 극단적인 개인주의에 대한 대안적 사유를 제공하며 노동의 가치가 단순히 경제적 재화로 치환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나누는 매개체임을 역설합니다.
Q: 일반적인 관광지와 달리 루손섬 북부 고산 지대를 여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A: 고산 지대는 필리핀의 전형적인 열대 기후와 달리 기온이 낮고 기상 변화가 잦으므로 보온 의류와 안전 대책이 필수적입니다. 할세마 하이웨이는 최대 고도가 해발 2,000미터를 넘는 험준한 구간이며 오지 마을인 바타드나 훙두안은 현대적 편의 시설이 부족하므로 현지 가이드의 동행과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특히 산악 민족의 전통 가옥이나 성소인 매장 동굴을 방문할 때는 그들의 문화를 훼손하지 않도록 엄격한 에티켓을 준수해야 하며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Q: 방송에 소개된 식재료 중 한국의 농경 문화와 비교해볼 만한 흥미로운 요소는 무엇인가요?
A: 필리핀의 사탕수수 가공품인 발리쿠차와 식초 수캉 일로코는 한국의 엿과 발효 식초 문화와 매우 유사한 맥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원재료를 오랜 시간 끓이고 정제하여 보관이 용이한 형태의 감미료나 조미료로 만드는 과정은 농업 국가들이 공통으로 보유한 저장의 지혜입니다. 또한 이푸가오족의 탈곡 방식이나 손으로 밥을 먹는 카마얀 문화는 도구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감각을 직접 느끼고자 하는 원형적인 식습관을 보여주며, 이는 한국 농촌의 새참 문화나 품앗이 식탁과 닮아 있어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Travel Analysis by Professor Bion
DailyToc Travel Essay. 변교수에세이 – 경계에서 핀 초록의 철학, 촌캉스가 던지는 화두
이번 에세이에서는 필리핀 루손섬의 척박한 산비탈과 푸른 해안가에서 포착한 한국 농부의 시선을 통해 현대 문명이 상실한 노동의 신성함과 공동체적 자아를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합니다.
- 자연에 순응하며 빚어낸 계단식 논은 단순한 농경지를 넘어 인간의 실존적 투쟁이 예술로 승화된 인류학적 현장입니다.
- 품앗이라는 고래의 관습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일로코스의 해변은 각자도생의 시대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연대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 낯선 이방인에게 기꺼이 토종닭을 내어주는 바타드 마을의 환대는 자본의 논리가 침투하지 못한 원초적 인간애의 정원을 보여줍니다.
- 촌캉스는 단순한 여행의 트렌드가 아니라 본질적인 자아를 찾기 위해 흙의 언어로 대화하는 현대인의 실존적 귀환입니다.
우선 주목할 점은 필리핀 코르디예라산맥의 계단식 논이 보여주는 시간의 중첩성인데, 이는 수학적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기하학적 수직 구조를 넘어 조상들의 호흡이 켜켜이 쌓인 생명의 지층입니다. 개념원론에서 다루는 수의 질서가 자연의 불규칙함 속에서도 완벽한 균형을 찾아내듯, 이푸가오족의 논둑은 중력을 거스르는 인간의 의지와 물의 흐름을 따르는 자연의 순리가 만나 완성된 기적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현대 농업의 폭력성을 반성하게 되며, 비록 생산량은 적을지라도 대지와의 깊은 교감을 통해 얻어지는 수확물의 고귀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어서 고찰할 대목은 노동과 휴식의 경계가 무너진 촌캉스의 역설적 매력인데, 큐레이터 김경진이 현지 농부들과 함께 땀 흘리며 가지를 수확하고 그물을 끄는 행위는 소비하는 여행에서 생산하는 여행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땀방울이 섞인 새참 시간의 웃음은 화려한 리조트의 칵테일보다 훨씬 더 진한 해방감을 선사하며, 이는 육체적 피로가 정신적 충만으로 치환되는 신비로운 경험입니다. 타인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성과를 나누는 팍다닥리스의 현장은 소유의 크기가 행복의 척도가 되는 도시의 법칙이 무색해지는 순간을 목격하게 하며, 진정한 바캉스의 본질이 비움이 아닌 채움—사람의 온기로 채우는 것—에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필리핀의 저장 음식과 발효 문화에서 발견되는 기다림의 철학은 즉각적인 반응과 속도에 매몰된 우리 사회에 냉철한 경종을 울립니다. 에탁이 소금과 햇볕, 연기 속에서 수개월을 견디며 소울푸드로 거듭나듯, 인간의 성숙 또한 인고의 시간과 외부의 자극을 묵묵히 받아내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농부가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삶을 대할 때 비로소 우리는 불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루손섬 구석구석에서 만난 소박한 가정식들은 그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생명의 단맛을 우리에게 일깨워줍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시리즈는 필리핀이라는 거울을 통해 한국의 사라져가는 농촌 공동체와 그 속에 깃든 정을 투영해 보는 거울 신경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필리핀 북부의 전통 가옥 발루이와 한국의 초가집이 주는 정서적 궤적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지향하는 안식처의 모습이 결국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음을 방증합니다. 촌캉스는 결코 뒤처진 과거로의 퇴행이 아니라 가장 앞서가는 미래적 가치, 즉 지속 가능한 삶과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전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의 사유를 갈무리하며 우리는 필리핀 루손섬의 푸른 지붕 아래서 발견한 초록의 철학이 단순한 TV 프로그램의 잔상을 넘어 우리 각자의 삶에 깊은 뿌리를 내리길 기대합니다. 농부의 손에 박힌 굳은살이 숭고한 훈장이 되듯 우리의 거친 일상 또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늘을 내어주는 큰 나무로 성장할 것임을 이번 여정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낯선 오지에서 만난 다정한 눈빛들과 함께 나누었던 소박한 밥상의 기억이 우리를 다시 땅으로, 사람에게로 향하게 만드는 나침반이 되어주길 소망하며 이 기록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