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하슬라아트월드┃자연과 예술이 융합된 대지미술의 정수
하슬라 복합예술공간 – 산과 바다를 잇는 건축의 미학┃최옥영 작가가 일궈낸 시간과 순환의 실상
강릉 해안 절벽에 자리한 하슬라아트월드를 통해 자연을 캔버스 삼아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대지미술의 가치를 집중 분석합니다.
- 조각가 최옥영 교수가 20여 년간 가꿔온 3만 3000평 규모의 복합예술공간으로 코리아 유니크 베뉴 선정
- 사찰의 일주문 형식을 빌려 도로로 단절된 산과 바다를 시각적으로 연결한 독창적 건축 설계 구현
- 회화와 조각 및 설치미술 3000여 점을 전시하며 관객이 직접 만지고 통과하는 체험형 예술의 장 마련
- 소나무 장작을 엮어 만든 목성과 철골 미로 오션스퀘어 등 자연의 순환을 담아낸 대지미술 프로젝트 완성
▌Land Art World Introduction
이번 칼럼에서는 강원도 강릉의 해안 절벽 위에서 자연과 예술 그리고 건축이 하나로 만나는 하슬라아트월드를 다룹니다. 고구려 시대 강릉의 옛 지명인 하슬라를 이름으로 내건 이곳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을 넘어 공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대지미술 작품입니다. 생동하는 봄의 빛깔을 닮은 알록달록한 건축물과 광활한 동해안의 조화가 선사하는 미학적 통찰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대지미술가 최옥영 작가는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삼아 주변의 모든 요소를 창조의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자리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작품을 계기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년의 세월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괘방산 기슭과 등명해변 사이의 가파른 비탈을 그대로 살려낸 공간 구성은 인간의 창의력이 자연에 어떻게 순응하고 화답하는지를 보여주는 무결성 사례입니다.
건축과 예술의 경계가 사라진 지점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결국 변하지 않는 시간의 의미입니다. 솔거동과 아비지동으로 이름 붙여진 건물들은 신라와 백제의 예술혼을 오늘날 강릉의 바다로 불러들입니다. 촘촘한 철골 사이로 빛과 바람이 스며드는 미로를 지나며 우리가 마주하게 될 정답 없는 질문들과 자연 순환의 철학을 상세히 조명하고자 합니다.
▌Architectural Art Fusion The Main Discourse
Art World Essence Episode 1. 기본정보
- 설립 및 위치: 2003년 개관,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 북쪽 해안 절벽 소재
- 규모 및 구성: 10만 8900㎡(약 3만 3000평) 부지 내 미술관 2동(솔거동, 아비지동), 조각공원, 호텔
- 주요 작가: 조각가 최옥영(전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및 박신정 대표 부부
- 전시 콘텐츠: 국내외 현대미술 작품 3000여 점, 피노키오&마리오네트 박물관 상설 운영
- 핵심 공간: 파도의 길, 오션스퀘어, 스카이워크, 목성(木星), 시간의 광장 조각공원
Structural Gateway Episode 2. 일주문 형식을 빌린 건축과 산해(山海)의 연결
최옥영 작가는 도로로 인해 물리적으로 끊긴 산과 바다를 연결하기 위해 사찰의 일주문 구조를 건축에 도입했습니다. 아비지동 중앙을 직사각형으로 비워둔 설계는 바다에서 산을, 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을 하나로 묶어주는 교량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건축물이 자연의 풍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풍경을 완성하는 액자가 되도록 의도한 고도의 공간 미학입니다.
노출 콘크리트와 강렬한 원색의 철제 빔은 몬드리안의 추상화처럼 외벽을 분할하며 현대적 감각을 드러냅니다. 유리에 더해진 다채로운 색감은 해안가의 강한 햇살과 어우러져 시시각각 변하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정적인 건물에 동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작가는 조각가의 시선으로 건물을 빚어냄으로써 내부와 외부의 구분이 모호한 열린 공간을 창조하여 자연의 대립을 중화시켰습니다.
건물 이름에 담긴 솔거와 아비지의 서사는 하슬라아트월드가 지향하는 예술적 뿌리를 상징합니다. 신라의 천재 화가와 황룡사 탑을 세운 백제의 장인을 호출함으로써 강릉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예술적 정통성을 부여했습니다. 이러한 인문학적 배경은 차가운 금속 소재와 거친 콘크리트 질감 속에 따뜻한 예술적 서사를 입히는 결정적인 장치가 되었습니다.
Experiential Art Path Episode 3. 오션스퀘어 미로와 시간의 터널이 주는 몰입
1만여 개의 철골을 겹겹이 이어 만든 800m 길이의 오션스퀘어는 길 자체가 건물이 되는 파격적인 공간입니다. 촘촘한 철골 구조물 사이로 바다의 소금기 섞인 바람과 동해의 푸른 빛이 스며들며 관람객에게 이곳이 실내인지 실외인지 묻게 만듭니다. ‘나만의 길을 찾아보라’는 작가의 안내처럼 미로 같은 통로를 오르내리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행이자 예술적 체험으로 완성됩니다.
피노키오가 삼켜진 고래 뱃속을 형상화한 시간의 터널은 동심과 철학적 사유를 잇는 가교입니다.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 만나는 마리오네트 박물관의 인형들은 인간의 의지와 운명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은색 쇠파이프가 파도처럼 일렁이는 파도의 길과 바다로 길게 뻗은 스카이워크는 관람객의 동선에 따라 바다를 다각도에서 재해석하게 만드는 연출의 무결성을 보여줍니다.
미술관 내 3000여 점의 작품들은 관객이 만지고 움직이는 상호작용을 통해 비로소 생명력을 얻습니다. 붉은 노끈으로 엮은 거대한 설치 작품이나 벽을 뚫고 나온 소나무 조각은 고정된 예술의 틀을 깨뜨립니다. 하슬라의 전시장 안팎은 작가가 심어놓은 예술적 장치들이 관람객의 호흡과 만나 매 순간 새로운 풍경을 그려내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Celestial Harmony Episode 4. 조각공원의 순환 철학과 우주의 암각화
축구장 수십 개 크기의 야외 조각공원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암각화가 그려진 인류세의 성지입니다. 최 작가는 반구대 암각화를 한국 대지미술의 기원으로 보았고,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시간의 광장과 하늘정원을 조성했습니다. 풍요를 상징하는 비너스상과 물고기 조각들은 절대적인 시간의 변화를 알려주는 초대형 해시계와 어우러져 거대한 우주의 질서를 노래합니다.
소나무 장작을 촘촘히 엮어 터널처럼 만든 목성(木星)은 축제의 정점이자 대지미술의 정수입니다. 나무 틈새로 쏟아지는 빛줄기는 아늑한 자궁과 같은 공간감을 제공하며 인간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소똥으로 우주의 순환을 표현했던 초기 작업의 정신은 이곳 조각공원 곳곳에 스며들어 모든 존재가 자연으로 환원된다는 순환의 무결성을 강조합니다.
하슬라아트월드는 결국 예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 녹아내리게 하는 장소입니다. 해와 달, 별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의 표정이 바뀌고 계절의 흐름에 따라 공간의 질감이 달라집니다. 자연을 정복하려 했던 근대 건축의 오만을 버리고, 소멸과 변형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작가의 철학은 강릉 바다의 파도 소리와 함께 영원한 울림을 남깁니다.
▌Haslla Art Insight FAQ Section
Q1: 하슬라아트월드라는 이름의 뜻과 유래는 무엇인가요?
A1: 하슬라(何瑟羅)는 삼국시대 고구려가 지배하던 시절 강릉을 부르던 옛 이름입니다. ‘해와 밝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강릉의 역사적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계승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하슬라아트월드는 이 유서 깊은 지명 위에 현대미술과 대지미술을 덧입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Q2: 대지미술(Land Art)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예술 장르를 말하나요?
A2: 미술관이라는 닫힌 공간을 벗어나 자연의 넓은 대지를 캔버스나 재료로 삼는 예술 활동입니다. 1960년대 서구에서 시작된 이 장르적 흐름은 자연을 변형하거나 자연물(돌, 흙, 나무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작품이 자연스럽게 풍화되고 변형되는 과정까지도 예술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하슬라아트월드는 이러한 대지미술의 정신을 한국의 산하와 결합해 대규모로 구현한 국내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Q3: 관람 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나 추천하는 포토존이 있나요?
A3: 야외 조각공원이 가파른 비탈에 조성되어 있으므로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은 바다를 배경으로 동그란 구멍이 뚫린 돌벽인 ‘동그라미 포토존’과 바다로 길게 뻗은 ‘스카이워크’입니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를 깊이 체감하려면 1만여 개의 철골 미로가 이어지는 ‘오션스퀘어’에서 빛과 바다가 만드는 명암을 촬영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품을 만지는 체험이 허용된 곳이 많으나 설치물의 안전을 위해 안내 수칙을 준수하는 예의가 필요합니다.
▌Artistic Infinity Analysis by Professor Bion
DailyToc Haslla Essay. 변교수에세이 – 부서지는 파도 속에 세운 영원한 찰나의 성소
이번 에세이에서는 자연의 압도적인 힘 앞에 조각가가 내민 겸손한 예술적 손길과 하슬라라는 공간이 제안하는 인간 소멸의 미학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 태풍이 휩쓸고 간 상처를 대지미술의 싹으로 틔워낸 작가의 불굴의 창조적 집념 고찰
- 건축의 기능성을 넘어 시각적 연결을 통해 산과 바다의 화해를 시도한 공간의 도덕성
- 금속과 장작 등 이질적 소재의 결합이 만들어낸 우주적 질서와 대지미학의 무결성 평가
- 자본의 논리로 무장한 상업적 명소화를 넘어 예술적 본질을 고수하는 공간 운영의 가치
강릉의 해안 절벽은 인간의 오만함이 발붙이기 힘든 거칠고 웅장한 대자연의 영역입니다. 그 험준한 지형 위에 최옥영 작가가 세운 하슬라아트월드는 자연을 정복하려 들지 않고 오히려 자연의 숨결을 빌려 스스로를 완성합니다. 쇠파이프가 파도의 곡선을 흉내 내고 소나무 장작이 별의 궤적을 그리는 풍경은, 예술이 인간의 독백이 아니라 자연과의 긴밀한 대화여야 함을 웅변합니다. 루사라는 거대한 재앙 속에서 건져 올린 작가의 통찰은, 부서지기 쉬운 존재들이 모여 어떻게 거대한 우주의 무결성을 형성하는지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건축이 길을 막지 않고 오히려 시선을 열어주는 통로가 될 때 공간은 비로소 품격을 얻습니다. 일주문의 편액 자리를 비워 산과 바다의 소통을 꾀한 작가의 배려는 현대 건축이 잊고 지낸 ‘비움의 미학’에 대한 경종입니다. 오션스퀘어의 촘촘한 철골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은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하며, 우리에게 머물러 있는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어 미로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잃고 다시 발견하는 철학적 방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결국 하슬라가 우리에게 건네는 최종적인 메시지는 순환과 공존입니다. 조각공원에 세워진 해시계의 눈금처럼 예술도 사람도 시간의 모래바람 속에 깎여나가겠지만, 그 소멸의 과정 자체가 아름다운 예술임을 이곳은 말해줍니다. 소똥 한 덩어리에서 우주를 보았던 작가의 시선은 이제 강릉의 푸른 바다를 품은 거대한 대지미술의 캔버스로 확장되었습니다. 변교수는 하슬라아트월드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친 현대인들의 영혼을 자연의 순환 속에 씻어내는 거룩한 성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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