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세계테마기행, 맛의 지도, 일본 소도시 여행┃3부. 천년 순례길, 와카야마, 동굴 온천의 신비
천연 동굴 속 노천탕 보키도의 절경, 비장탄의 맑은 울림과 고야산 슈쿠보 템플 스테이 체험
- 거친 파도가 빚어낸 동굴 온천에서 마주하는 바다의 풍경과 집에 가길 잊게 만드는 치유의 시간
- 쇳소리가 나는 최고급 비장탄으로 연주하는 음악과 숯가루를 활용한 이색적인 요리 탐방
- 일본 최대 매실 산지 미나베초에서 만난 난코우 매실장아찌의 깊은 맛과 전통 제조 방식
- 천이백 년 불교 성지 고야산 순례길을 걸으며 맛보는 정갈한 사찰 요리 쇼진료리의 절제미
▌Local And Global Introduction
안녕하세요, 여러분! 변교수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본의 영적 고향이자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순례의 땅 와카야마현으로 떠나 자연과 종교가 빚어낸 깊은 숨결을 느껴보고자 합니다. 와카야마는 험준한 산세와 푸른 바다가 만나는 지형적 특성 덕분에 예로부터 수행자들의 안식처이자 독특한 식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여정의 시작인 보키도 동굴 온천은 파도가 깎아 만든 천연의 공간에서 온천을 즐기며 세속의 번잡함을 잊게 하는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산단베키의 절벽 아래 숨겨진 해식 동굴에서 지구의 시간을 상징하는 연흔을 관찰하고 최고급 숯 비장탄을 만드는 마을을 방문하는 과정은 와카야마의 강인한 생명력을 확인하게 합니다. 나무에서 쇳소리가 날 정도로 단단하게 구워진 비장탄은 단순한 연료를 넘어 악기가 되고 식재료가 되는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며 이는 와카야마 사람들이 자연을 대하는 정교한 태도를 대변합니다. 일본 최고의 매실인 난코우 매실의 본고장에서 맛보는 장아찌 한 점은 소박하지만 강렬한 미각의 기억을 남기며 우리를 순례의 길로 인도합니다.
여정의 대미를 장식할 고야산은 천이백 년 전 홍법대사가 개창한 진언종의 성지로 템플 스테이인 슈쿠보를 통해 불교의 철학이 담긴 사찰 요리를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육류를 배제하고 채소의 본연의 맛을 살린 쇼진료리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수행의 연장선이며 순례길을 걷는 이들에게 내면의 평화를 찾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와카야마의 거친 바다와 깊은 산이 건네는 이 경건한 초대장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워 줄 것입니다.

▌Local And Global The Main Discourse
Local And Global Episode 1. 기본정보
- 기획 : 추덕담 CP
- 방송일시 : 2026년 2월 9일(월) ~ 2월 12일(목)
- 연출 : 변영섭(제이원더)
- 글 · 구성 : 김민정
- 촬영감독 : 정호진
- 큐레이터 : 이지연(아나운서)
- 주요 배경 : 일본 와카야마현 보키도 온천, 산단베키, 타나베시 비장탄 마을, 고야산
- 핵심 주제 : 천년 순례길 와카야마의 자연 신비와 불교 문화가 깃든 미식 탐색
- 주요 식재료 : 비장탄 숯 요리(라멘, 케이크), 난코우 매실장아찌, 고야산 사찰 요리(쇼진료리)
- 문화 체험 : 동굴 노천탕 온천, 비장탄 연주 관람, 고야산 슈쿠보 템플 스테이
Local And Global Episode 2. 동굴 속 노천탕과 파도가 그린 자연의 예술
와카야마 해안의 보키도 온천은 집에 돌아가는 것을 잊을 만큼 아름답다는 이름의 유래처럼 거대한 천연 동굴 내부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경이로운 휴식을 제공합니다. 파도가 들이치는 동굴 입구에 앉아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맡기면 바다의 울림과 온천의 열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일상의 스트레스를 완벽히 씻어내는 치유의 마법이 펼쳐집니다. 이어서 방문한 산단베키의 오십 미터 단애 절벽 아래 해식 동굴은 수만 년의 세월 동안 파도가 깎아낸 정교한 문양인 연흔을 고스란히 간직하여 대자연의 위대함을 오감으로 느끼게 합니다.
자연이 빚어낸 동굴의 어둠 속에서 마주하는 푸른 바다의 대비는 여행자에게 시각적 충격과 동시에 깊은 정서적 안정을 선사하는 와카야마만의 독보적인 매력입니다. 해식 동굴 벽면에 새겨진 물결무늬는 지구의 역사가 기록된 지층의 예술품이며 그 속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도 웅장한 자연의 교향곡으로 다가옵니다. 와카야마의 바다는 단순히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그 속에 몸을 담그고 그 결을 만져보며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하는 거대한 명상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동굴 온천과 해식 동굴 탐방은 와카야마 여행의 전반부를 장식하는 역동적인 서사이며 이는 정적인 순례길로 들어가기 전 육체를 정화하는 의례와도 같습니다. 바다의 거친 에너지를 온몸으로 수용한 여행자는 이제 산속 깊은 곳에서 정제된 인간의 기술과 정신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파도가 그린 연흔의 아름다움은 우리네 삶의 굴곡 역시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며 다음 목적지인 숯 만드는 마을로 향하는 발걸음에 설렘을 더해줍니다.
Local And Global Episode 3. 검은 보석 비장탄과 황금 매실의 장인 정신
타나베시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숯 비장탄은 참나무를 고온에서 이십 일 이상 구워내어 밀도가 극도로 높으며 서로 부딪힐 때 쇳소리가 날 만큼 단단한 와카야마의 명물입니다. 이 검은 보석은 단순한 땔감을 넘어 정교한 악기가 되어 음악을 연주하는 놀라운 도구가 되며 더 나아가 숯가루를 넣은 케이크와 라멘으로 재탄생하여 미식의 영역을 확장합니다. 비장탄을 만드는 장인들의 집요한 고집은 숯 한 토막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음을 증명하며 식재료를 대하는 와카야마 사람들의 진지한 태도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일본 최대의 매실 산지인 미나베초에서 만난 난코우 매실은 얇은 껍질과 풍부한 과육으로 일본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매실장아찌는 건강과 맛의 상징입니다. 농가에서 정성껏 절여낸 매실장아찌 한 점은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하는 산미와 깊은 풍미를 통해 일본 식탁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숯으로 요리를 하고 매실로 약을 대신하던 선조들의 지혜는 오늘날에도 와카야마의 산업을 지탱하는 강력한 힘이며 이는 지역의 자산을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한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비장탄의 맑은 울림과 매실장아찌의 진한 맛은 와카야마의 흙과 불 그리고 정성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며 이는 여행자들에게 물질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숯가루가 들어간 검은 라멘을 맛보며 느끼는 시각적 이질감은 이내 담백한 풍미로 바뀌어 편견을 깨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장인의 손때 묻은 가마터는 노동의 숭고함을 일깨워줍니다. 와카야마의 장인 정신은 단순히 전통을 유지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끊임없이 변주되며 소도시 여행의 참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Local And Global Episode 4. 고야산 천년 순례길과 슈쿠보의 절제된 성찬
일본 불교 진언종의 성지인 고야산은 해발 팔백 미터 고원에 펼쳐진 천이백 년 역사의 사찰 도시로 순례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경건한 수행의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홍법대사의 숨결이 서린 이 깊은 산속은 수많은 사찰과 고목들이 어우러져 지상 위의 극락정토를 연상시키며 전 세계에서 찾아온 순례자들에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허락합니다. 특히 사찰에서 머무는 슈쿠보 체험은 불교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자신을 정돈하고 새벽 예불과 명상을 통해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는 귀중한 기회가 됩니다.
슈쿠보에서 제공되는 사찰 요리 쇼진료리는 고야 두부와 계절 채소만을 사용하여 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 절제와 배려의 성찬으로 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줍니다. 화려한 양념이나 육류 없이도 깊은 감칠맛을 내는 이 요리들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곧 삶을 대하는 태도임을 깨닫게 하며 한 끼의 식사가 어떻게 영혼을 정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 앞에서 여행자는 소박한 식재료가 주는 풍요로움을 발견하며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사의 마음을 회복하게 됩니다.
고야산 순례길의 마무리는 울창한 삼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오쿠노인 묘소 길을 걸으며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우주적 질서를 확인하는 철학적 여정입니다. 천년의 세월을 버틴 이끼 낀 비석들과 그 사이를 흐르는 정막은 와카야마 여행이 단순한 유람을 넘어 영적인 성숙을 지향하고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고야산에서 맛본 절제의 맛과 순례의 길은 와카야마를 떠난 후에도 오래도록 가슴속에 남아 삶의 본질을 잊지 않게 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Local And Global FAQ Section
Q1. 보키도 온천이 있는 호텔에 숙박하지 않아도 동굴 온천 이용이 가능한가요?
A1. 와카야마 카츠우라 온천 지구에 위치한 해당 호텔은 숙박객뿐만 아니라 당일 온천 이용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사전에 운영 시간과 비용을 확인하면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보키도는 바다와 면해 있어 기상 상황이나 만조 시간에 따라 안전상의 이유로 입욕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문 당일 호텔 측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천연 동굴 내부의 습기와 파도 소리 때문에 일반적인 노천탕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니 특별한 온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Q2. 고야산 슈쿠보 체험을 예약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나요?
A2. 고야산에는 백여 개의 사찰이 슈쿠보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사찰마다 제공하는 요리의 수준이나 명상 프로그램이 다르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사찰을 선택하여 사전에 예약해야 합니다. 슈쿠보는 일반 호텔이 아닌 수행의 장소이므로 통금 시간이나 식사 시간이 엄격히 정해져 있으며 새벽 예불 참여가 권장되기도 하니 사찰의 규칙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고야산은 산간 지역이라 평지보다 기온이 훨씬 낮으므로 계절에 상관없이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사찰 내부는 조용히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Q3. 비장탄 마을에서 숯으로 만든 요리를 먹어도 건강에 지장이 없나요?
A3. 비장탄 마을에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숯가루는 엄격한 정제 과정을 거친 식용 숯으로 소화 기능 개선이나 독소 배출 등의 목적으로 민간에서 오래전부터 활용되어 온 안전한 식재료입니다. 숯 라멘이나 숯 케이크는 시각적으로는 매우 검은색을 띠어 생소할 수 있지만 맛 자체는 일반적인 요리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잡내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어 담백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과도한 섭취보다는 와카야마의 이색적인 식문화를 즐기는 차원에서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하며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성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Local And Global Analysis By Professor Bion
DailyToc Local And Global Essay. 변교수에세이 – 순례의 길 위에서 마주한 맛의 진리
이번 에세이에서는 와카야마의 동굴 온천과 고야산의 사찰 요리를 통해 육체의 치유와 정신적 고양을 동시에 추구하는 여행의 인문학적 가치를 논해보고자 합니다.
- 자연의 침식 작용이 만든 동굴이라는 근원적 공간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정서적 해방감
- 비장탄의 연주와 숯 요리를 통해 본 물질의 기능적 확산과 문화적 창의성
- 매실장아찌의 산미가 상징하는 일본 식문화의 정체성과 보존의 미학
- 사찰 요리 쇼진료리를 통해 본 채식의 철학과 절제가 주는 역설적인 풍요
- 천년 순례길의 장소성이 여행자의 자아 성찰과 실존적 회복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
첫번째로, 보키도 온천과 산단베키의 동굴은 대지라는 거대한 자궁 속으로 회귀하려는 인간의 근원적 본능을 자극하며 완벽한 고립을 통한 자유를 경험하게 합니다.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연결 속에서 피로를 느끼지만 파도가 들이치는 어두운 동굴 안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행위는 외부 세계와의 접속을 강제로 차단하여 오직 자신의 호흡과 맥박에만 집중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공간적 특수성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자아의 회복을 돕는 심리적 전이의 공간으로 작용하며 와카야마의 자연이 가진 치유의 힘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두번째로, 비장탄이라는 차갑고 검은 숯에서 맑은 쇳소리를 끌어내고 이를 식탁 위에 올리는 와카야마의 문화는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적인 사유의 결과입니다. 땔감이라는 일차적 용도를 넘어 예술과 미식의 도구로 비장탄을 변모시킨 장인들의 태도는 지역 자산을 어떻게 다각도로 해석하고 가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을 제시합니다. 이는 물질의 본질을 깊이 탐구하고 그것이 가진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장인 정신의 발로이며 소도시가 생존을 넘어 고유의 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고야산의 슈쿠보에서 마주한 쇼진료리는 화려함과 자극에 길들여진 현대의 식습관을 비판적으로 재조명하게 하는 도덕적 미식의 정수입니다. 고기나 생선 없이 오직 채소와 두부만으로 정갈한 맛을 일구어내는 과정은 인간의 욕망을 제어하고 대지의 축복에 감사하는 불교의 핵심 교리를 식탁 위에 구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식문화는 기후 위기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대 사회에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으로서 채식이 지닌 미학적, 윤리적 가치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네번째로, 천년 순례길을 걷는 행위는 선조들이 남긴 시간의 궤적을 따라가며 자신의 삶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재배치해 보는 지적 탐험의 과정입니다. 이끼 낀 비석들이 늘어선 오쿠노인의 길은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순환하는 자연의 일부임을 묵묵히 전하며 여행자들에게 겸허한 태도를 가르칩니다. 와카야마 여행은 결국 혀끝에서 느껴지는 미각의 만족을 넘어 영혼의 허기를 채우는 과정이며 순례의 길 끝에서 마주한 한 그릇의 사찰 요리는 우리가 회복해야 할 본연의 정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줍니다.
결과적으로 와카야마의 여정은 자연이 그린 수묵화와 인간이 빚은 불의 노래 그리고 성인들이 남긴 침묵의 가르침이 어우러진 맛의 대서사시였습니다. 동굴의 파도 소리부터 사찰의 목탁 소리까지 와카야마가 건넨 모든 울림은 우리를 조금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었음을 확신합니다.